참으로 내가 이 기사를 보면서 고개가 저절로 숙여 집니다.
보이지 않은 언어의 힘을 믿으며 다시 한번 초연한 마음으로 다짐해 봅니다.
“나 자신을 위해 미덕을 행합니다” 전 세계 90여개국에 전파된 미덕의 카드가 있다. 각 문화권이 소중히 여기는 360여가지 미덕 중 52가지 미덕을 선별해 담은 이른바 ‘버츄(virtue)카드’. 택시를 타는 모든 승객에게 이 카드를 전달하는 이가 있다. 올해로 20년째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버츄전도사’ 민정웅 씨(73세)다. “손님에게 카드를 권하고 손님이 카드를 뽑는 순간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게 대화를 하다 보면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매우 짧아지죠. 이처럼 미덕을 전파하는 일은 위기의 부부를 이혼으로부터 돌려놓은 알 수 없는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10년째 이 일을 지속하는 이유입니다.” 민 씨는 대기업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자회사인 운수회사로 옮겨 15년간 화물차 운전경력을 쌓은 뒤 정년퇴임해 개인택시기사가 됐다. 입문과 동시에 서울시모범운전자연합회 마포지회 소속 모범운전자가 된 그는 교통봉사 이외에도 독거노인과 교통사고 유자녀 등을 돕는 지역사회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긴 시간 나눔을 실천해 왔다. 웬만큼 일해선 벌이가 어렵다는 택시업을 하며 이처럼 여유로울 수 있는 것은 삶을 대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인생을 살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욕심 없이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평소 그의 지론. 버츄카드를 권하기에 앞서 그가 스스로 용모과 말씨를 가다듬는 것도 곧 승객에 대한 예의다. “개인택시를 시작할 때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돈벌이에 급급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승객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니 수입이 자연히 따라오더라고요. 사리사욕을 버리면 불친절, 부당요금은 있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 미덕을 베풀 때 승객들이 주머니를 열고 시간이 지나 단골이 되는 귀한 경험을 그는 체험했다. 그래서 동료 택시기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승객을 가족같이 생각하라’는 것. 일말의 불신 없는 온화한 택시문화를 만들기 위해 그는 오늘도 버츄카드를 권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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